스케일링과 단채널 효과
1971년 인텔 4004의 트랜지스터는 채널 길이가 10 µm였다. 반세기 뒤 스마트폰 칩의 게이트 길이는 10~20 nm, 1000분의 1이다. 트랜지스터를 줄이면 더 빠르고 더 싸고 전력도 덜 쓴다는 약속이 40년 가까이 지켜졌지만, 그 길은 결코 공짜가 아니었다. 채널이 짧아지자 드레인이 게이트의 권한을 빼앗기 시작했고, 전원 전압은 볼츠만 분포가 정한 60 mV/dec의 벽에 막혔으며, 산화막은 원자 몇 층 두께가 되어 전자가 뚫고 지나갔다. 이 장은 그 문제들을 하나씩 물리로 이해하고, 업계가 찾아낸 답인 FinFET과 GAA 나노시트가 왜 효과가 있는지를 자연 길이라는 한 가지 개념으로 묶는다.
- 정전계·정전압 스케일링에서 치수·전압·지연·전력 밀도가 어떻게 변하는지 계산하고, 데너드 스케일링이 끝난 이유를 설명한다.
- 전하 공유와 DIBL로 Vth 롤오프를 이해하고, 자연 길이 λ와 L/λ 설계 기준을 적용한다.
- 속도 포화와 탄도 수송이 짧은 채널의 구동 전류를 어떻게 제한하는지 안다.
- 문턱 이하·게이트 터널링·GIDL·접합 누설을 구분하고, 60 mV/dec 한계를 넘으려는 TFET·NCFET의 원리를 비교한다.
- FinFET과 GAA 나노시트의 유효 폭과 정전기 제어를 3D 모델로 이해한다.
무어의 법칙과 데너드 스케일링
1965년 고든 무어는 칩 하나에 집적되는 소자 수가 해마다(1975년 수정 이후 약 2년마다) 두 배가 된다고 관찰했다. 이 무어의 법칙(Moore's law)은 물리 법칙이 아니라 산업의 목표이자 경제 법칙이었다. 그 목표를 물리적으로 정당화한 것은 1974년 로버트 데너드의 논문이다. 모든 치수와 전압을 같은 비율 \(1/\kappa\)로 줄이고 도핑을 \(\kappa\)배 높이면, 소자 안의 전계 분포가 그대로 유지되어 트랜지스터가 그저 '축소 복사본'처럼 동작한다는 것이다.
스케일링 계수 κ로 축소해 보기
| 물리량 | 관계 | 정전계 (데너드) | 정전압 |
|---|---|---|---|
| 치수 \(L, W, t_{ox}, x_j\) | — | 1/κ | 1/κ |
| 전압 \(V_{DD}, V_{th}\) | — | 1/κ | 1 |
| 기판 도핑 \(N_A\) | 공핍폭 \(\propto\sqrt{V/N}\)을 1/κ로 | κ | κ² |
| 전계 \(\mathcal{E}\) | \(V/L\) | 1 | κ |
| 전류 \(I\) | \(\mu C_{ox}(W/L)V^2\) | 1/κ | κ |
| 커패시턴스 \(C\) | \(\varepsilon WL/t_{ox}\) | 1/κ | 1/κ |
| 지연 \(\tau\) | \(CV/I\) | 1/κ | 1/κ² |
| 소자당 전력 \(P\) | \(VI\) | 1/κ² | κ |
| 집적도 | \(1/(WL)\) | κ² | κ² |
| 전력 밀도 | \(P\times\)집적도 | 1 | κ³ |
정전계 스케일링의 전제는 \(V_{th}\)도 1/κ로 낮추는 것이다. 그러나 문턱 이하 기울기는 \(n(kT/q)\ln10\)이라 소자를 줄여도 줄지 않는다. \(V_{th}\)를 0.1 V 낮출 때마다 꺼진 상태의 누설 전류는 10배 이상 는다. 그래서 2000년대 중반 \(V_{th}\)는 0.3 V 근처, \(V_{DD}\)는 1 V 근처에서 멈췄고, 집적도는 계속 늘었으므로 전력 밀도가 올라갔다. 클록 주파수가 3~4 GHz에서 멈추고 멀티코어로 방향을 튼 것이 이때다. 남은 칩 면적을 다 켤 수 없는 '다크 실리콘' 문제도 같은 뿌리다.
단채널 효과: 드레인이 게이트를 침범하다
긴 채널에서는 게이트 혼자 채널의 전위를 정한다(9장의 점진 채널 근사). 채널이 짧아지면 소스·드레인 접합의 공핍 영역이 채널 길이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채널 아래 공핍 전하 중 일부는 게이트가 아니라 소스·드레인 접합이 '대신 책임'지므로, 게이트가 반전을 위해 감당할 전하가 줄어 \(V_{th}\)가 내려간다. 이것이 전하 공유(Charge sharing)이고, L에 따라 \(V_{th}\)가 떨어지는 현상을 Vth 롤오프(Vth roll-off)라 한다.
여기에 드레인 전압이 더해지면 문제가 커진다. 드레인 전압이 소스 앞 장벽까지 영향을 미쳐 장벽을 끌어내리는 것이 DIBL(Drain-Induced Barrier Lowering)이다. 9장의 긴 채널에서는 \(V_{DS}\)를 바꿔도 장벽이 꿈쩍하지 않았다. 짧은 채널에서는 \(V_{DS}\)가 커질수록 \(V_{th}\)가 내려가고, 꺼진 상태의 누설이 지수적으로 는다. DIBL은 보통 mV/V로 나타낸다.
2차원 포아송 방정식을 근사하면 채널 표면 전위는 소스와 드레인 경계에서 시작해 특성 길이 \(\lambda\)로 지수적으로 감쇠하는 꼴이 된다. 긴 채널의 장벽 높이를 \(\Phi_0\), 소스 쪽 전도대를 0, 드레인 쪽을 \(-qV_{DS}\)라 하면
장벽 저하와 Vth 롤오프: 드레인을 끌어내려 보자
자연 길이와 게이트 구조
\(\lambda\)는 게이트가 채널 전위를 얼마나 단단히 붙잡는지를 나타내는 길이다. 얇은 실리콘 몸체(두께 \(t_{si}\))를 생각하면, 산화막을 사이에 둔 게이트가 몸체의 전위를 고정하려 하고 소스·드레인의 전위는 몸체를 따라 스며든다. 1차원으로 근사하면
게이트 길이 12 nm에서 L/λ ≥ 6 만들기
λ를 줄이는 손잡이는 셋이다. (1) 게이트 수 N을 늘린다(평면 → FinFET → GAA). (2) 몸체를 얇게 한다(벌크의 깊은 공핍 → SOI·핀·나노시트의 수 nm 몸체). (3) EOT를 줄인다(SiO₂ → high-k). 평면 벌크 소자는 (2)를 위해 기판 도핑을 극단적으로 높여야 했고, 이는 이동도·접합 누설·랜덤 도펀트 산포를 악화시켰다. FinFET과 나노시트는 도핑 없이도 기하학으로 λ를 줄인 해법이다.
속도 포화와 탄도 수송
9장의 제곱 법칙은 전자 속도가 전계에 비례한다고(\(v=\mu\mathcal{E}\)) 가정한다. 그러나 3장에서 보았듯 실리콘 전자는 전계가 약 \(10^4\) V/cm를 넘으면 광학 포논을 내놓으며 \(v_{sat}\approx 10^7\) cm/s에 묶인다. 채널 길이 50 nm에 1 V를 걸면 평균 전계가 \(2\times10^5\) V/cm다. 이때 포화 전류는 L과 거의 무관해진다.
채널이 더 짧아져 전자의 평균 자유 행로(mean free path, 실온 반전층에서 약 5~15 nm)와 비슷해지면, 전자는 산란을 거의 겪지 않고 소스에서 드레인으로 날아간다. 이것이 탄도 수송(Ballistic transport)이다. 이때 전류는 소스 앞 장벽 꼭대기에서 전자가 주입되는 속도 \(v_{inj}\)(대략 열속도, 약 \(1\sim1.5\times10^7\) cm/s)가 정한다. 룬드스트롬의 모델은 장벽 근처에서 되튕겨 나오는 비율 \(r\)로 이를 표현한다: \(I_D = W C_{ox}(V_{GS}-V_{th})\,v_{inj}\,\frac{1-r}{1+r}\).
몇 번 부딪히고 건너갈까: 탄도와 확산 사이
누설 전류 동물원
꺼진 트랜지스터도 전류가 흐른다. 칩에 수십억 개가 있으니 개당 1 nA만 새도 수 W다. 누설에는 여러 경로가 있고, 세대마다 주범이 바뀌었다.
- 문턱 이하 누설: \(V_{GS}=0\)에서 장벽을 넘는 확산 전류. \(I_{off}\propto 10^{-V_{th}/SS}\). DIBL이 \(V_{th}\)를 낮추면 더 커진다. 거의 모든 세대의 주범.
- 게이트 터널링: 산화막이 약 2 nm 아래로 얇아지면 전자가 직접 터널링한다. 두께 0.2 nm마다 약 10배씩 는다. 90~65 nm 세대에 문턱 이하 누설과 맞먹는 수준이 되었고, 2007년 high-k 메탈 게이트(HKMG)로 물리 두께를 늘려 수백~수천 배 줄였다.
- GIDL(Gate-Induced Drain Leakage): 게이트는 0(또는 음), 드레인은 높은 전압일 때 게이트–드레인 겹침 영역의 강한 전계로 밴드가 급하게 휘어 밴드 간 터널링이 일어난다. DRAM 셀 트랜지스터의 보존 시간을 좌우한다.
- 접합 누설: 드레인–바디 역바이어스 접합의 생성 전류(SRH)와, 고농도 접합의 밴드 간 터널링.
세대별 누설 성분과 게이트 터널링
60 mV/dec의 벽과 급경사 소자
9장에서 본 대로 MOSFET의 문턱 이하 기울기는 \(n(kT/q)\ln10\ge 60\) mV/dec(300 K)이다. 전자가 소스에서 볼츠만 분포로 장벽을 넘는 한 피할 수 없는 이 한계를 흔히 볼츠만 폭정(Boltzmann tyranny)이라 부른다. 원하는 \(I_{on}/I_{off}\)가 정해지면 필요한 게이트 전압 스윙의 최솟값도 정해지므로, \(V_{DD}\)를 더 낮출 수 없다. 넘는 방법은 둘이다. 전자를 넘기는 방식(주입 기구)을 바꾸거나, 게이트 전압이 표면에 전달되는 비율(\(1/n\))을 1보다 크게 만들거나.
- TFET(Tunnel FET): p⁺–i–n⁺ 구조에 게이트를 얹어, 게이트가 채널 전도대를 소스 가전자대 아래로 끌어내리는 순간 터널링 창이 열린다. 문턱 근처 SS가 60 아래로 가능하고 온도에 덜 민감하지만, 터널링 확률이 작아 \(I_{on}\)이 MOSFET보다 1~2자릿수 낮은 것이 고질적 문제다.
- NCFET(Negative-Capacitance FET): 게이트 스택에 강유전체(예: HfZrO₂)를 넣어 음의 커패시턴스로 표면 전위를 증폭한다. \(n = 1 + C_{dep}/C_{ins}\)에서 직렬 절연체 커패시턴스가 음이 되면 \(n<1\). 히스테리시스 없이 안정적으로 동작시키는 정합 조건과 속도가 연구 과제다.
볼츠만 한계와 급경사 소자 비교
이상적인 MOSFET(n = 1, 300 K)으로 Ion/Ioff = 10⁶을 얻고 싶다. 꺼짐(VGS = 0)에서 켜짐(VGS = VDD)까지 전류가 전부 문턱 이하 기울기로만 올라간다고 할 때, VDD는 최소 얼마여야 할까?
FinFET과 GAA 나노시트
평면 트랜지스터는 22 nm 세대(2011년 무렵)에서 FinFET에 자리를 내주었다. 실리콘을 지느러미(fin)처럼 세우고 게이트가 양옆과 위, 세 면을 감싼다. 몸체 두께가 핀 폭(5~8 nm)이 되어 λ가 크게 줄었고, 핀을 높이 세워 같은 바닥 면적에서 더 넓은 채널을 얻었다. 3~2 nm급(2022~2025)부터는 얇은 실리콘 판(나노시트) 여러 장을 수평으로 쌓아 게이트가 네 면을 모두 감싸는 GAA로 넘어가고 있다.
평면 · FinFET · GAA 나노시트 뷰어
| 노드 (명칭) | 양산 (약) | 구조 | 게이트 피치 CPP | 핀 피치 / 시트 폭 | 최소 금속 피치 | VDD |
|---|---|---|---|---|---|---|
| 90 nm | 2003–04 | 평면, 변형 Si | 약 220–260 nm | — | 약 220 nm | 약 1.2 V |
| 45 nm | 2007 | 평면 HKMG | 약 160–180 | — | 약 160 | 약 1.0 |
| 22 nm | 2011–12 | FinFET (첫 양산) | 약 90 | 약 60 | 약 80 | 약 0.8 |
| 14/16 nm | 2014–15 | FinFET | 약 70–90 | 약 42–48 | 약 52–64 | 약 0.8 |
| 7 nm | 2018 | FinFET | 약 54–57 | 약 30 | 약 36–40 | 약 0.75 |
| 5 nm | 2020 | FinFET | 약 48–51 | 약 25–28 | 약 28–30 | 약 0.7 |
| 3 nm | 2022–23 | FinFET / GAA(일부 회사) | 약 45–48 | 약 24–26 | 약 21–23 | 약 0.7 |
| 2 nm급 | 2025–26 | GAA 나노시트 (+후면 전력 도입 시작) | 약 45–50 | 시트 폭 약 15–50 가변 | 약 20–23 | 약 0.65–0.7 |
| 1.4 nm급 | 2027–28 예정 | GAA 2세대 (포크시트 등 검토) | 약 40–45 | — | 약 18–20 | 약 0.65 |
| CFET | 2030년대 (연구) | n/p 나노시트 수직 적층 | — | — | — | — |
표의 수치는 회사 발표·학회 자료에 근거한 대략값이며 회사마다 정의와 값이 다르다. 2010년대 이후 '노드 이름'은 어떤 물리 치수와도 일치하지 않는 마케팅 명칭이다. 실제 밀도는 게이트 피치(CPP)와 최소 금속 피치, 그리고 표준 셀의 높이(트랙 수)로 비교하는 것이 정확하다. 실제 게이트 길이는 2020년대 최첨단에서도 약 12~20 nm다.
피치 축소가 느려지자 업계는 설계–공정 공동 최적화(DTCO, Design-Technology Co-Optimization)로 밀도를 짜냈다. 표준 셀 높이를 9트랙 → 7.5 → 6 → 5트랙으로 줄이고, 셀당 핀 수를 3개에서 2개, 1개로 줄이고(핀 감축), 게이트 위에 콘택을 올리며(COAG), 전원선을 기판 속(매립 전원 레일)이나 웨이퍼 뒷면(후면 전력)으로 옮겨 배선 트랙을 확보했다. 회로·레이아웃·공정·소자를 함께 설계하는 것, 이제 그것이 '스케일링'의 실체다. 그 다음 단계로 nMOS 위에 pMOS를 쌓는 CFET이 연구되고 있다.
핵심 정리
- 정전계(데너드) 스케일링은 치수·전압 1/κ, 도핑 κ로 지연 1/κ, 집적도 κ², 전력 밀도 일정을 약속했다. SS가 줄지 않아 \(V_{th}\)·\(V_{DD}\)가 멈추면서 2005년 무렵 끝났다.
- 짧은 채널에서는 전하 공유로 \(V_{th}\)가 롤오프하고, DIBL로 드레인이 소스 장벽을 낮춘다. 2차원 효과는 \(e^{-L/2\lambda}\)로 감쇠한다.
- 자연 길이 \(\lambda=\sqrt{(\varepsilon_{si}/N\varepsilon_{ox})t_{si}t_{ox}}\). \(L/\lambda\gtrsim5\sim6\)이 기준이며, 게이트 수 N↑·몸체 두께↓·EOT↓가 λ를 줄인다.
- 짧은 채널의 전류는 속도 포화로 \(WC_{ox}(V_{GS}-V_{th})v_{sat}\)에, 더 짧으면 탄도 한계 \(WC_{ox}(V_{GS}-V_{th})v_{inj}\)에 묶인다.
- 누설은 문턱 이하·게이트 터널링(HKMG로 해결)·GIDL·접합으로 나뉜다. SS ≥ 60 mV/dec가 \(V_{DD}\) 하한을 정하며, TFET(주입 기구 변경)·NCFET(n < 1)이 대안으로 연구된다.
- FinFET \(W_{eff}=N(2H+W)\), GAA \(W_{eff}=N\cdot2(W+T)\). 게이트가 감싸는 면이 늘어 λ가 줄고, 같은 바닥 면적에서 구동 폭이 커진다.
확인 퀴즈
정전계 스케일링에서 κ = 2이면 칩의 전력 밀도는?
데너드 스케일링이 멈춘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DIBL이 크다는 것은 무엇을 뜻하나?
tsi = 6 nm, EOT = 1 nm일 때 이중 게이트(N=2)의 λ는? (εsi/εox = 3)
채널이 아주 짧아 속도가 완전히 포화되었다면, ID,sat의 (VGS − Vth) 의존성은?
핀 높이 50 nm, 핀 폭 6 nm인 FinFET이 핀 2개를 쓰면 Weff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