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반도체 접합
모든 반도체 소자는 결국 금속 배선과 이어져야 한다. 그런데 금속을 반도체에 붙이면 어떤 때는 한쪽으로만 전류가 흐르는 다이오드가 되고, 어떤 때는 양쪽으로 잘 흐르는 저항이 된다. 1874년 브라운이 처음 관찰하고 1938년 쇼트키와 모트가 설명한 이 금속–반도체 접합(Metal–semiconductor junction)은 고속 쇼트키 다이오드, MESFET·HEMT의 게이트, 그리고 오늘날 트랜지스터 성능을 좌우하는 소스·드레인 접촉 저항의 물리다. 이 장에서는 두 물질의 에너지 준위를 진공 준위에 맞춰 세우는 것에서 출발해, 장벽이 어떻게 생기고 전자가 그 장벽을 어떻게 넘거나 뚫는지 계산한다.
- 진공 준위·일함수·전자 친화도로 금속과 반도체의 에너지 준위를 맞추고, 쇼트키–모트 규칙으로 장벽 높이를 예측한다.
- 쇼트키 접합의 공핍층 폭, 전기장, 용량을 구하고 \(1/C^2\)–\(V\) 그래프에서 도핑과 내부 전위를 뽑는다.
- 계면 준위에 의한 페르미 준위 고정과 고정 계수 \(S\)의 의미를 실험 데이터로 확인한다.
- 열전자 방출 전류식과 리처드슨 상수를 이해하고, pn 다이오드와 켜짐 전압·속도를 비교한다.
- 영상력에 의한 장벽 저하 \(\Delta\phi\)와 그 위치 \(x_m\)을 계산한다.
- 도핑에 따라 열전자 방출 → 열전자–전계 방출 → 전계 방출로 바뀌는 과정과 접촉 비저항 \(\rho_c\), TLM 측정법을 익힌다.
진공 준위, 일함수, 전자 친화도
서로 다른 두 물질의 에너지를 비교하려면 공통의 기준이 필요하다. 그 기준이 진공 준위(Vacuum level, \(E_{\text{vac}}\)), 즉 전자가 물질을 막 벗어나 표면 바로 바깥에 정지해 있을 때의 에너지다. 진공 준위에서 페르미 준위까지 내려간 깊이가 일함수(Work function, \(\phi\))다. 페르미 준위에 있는 전자 하나를 끄집어내는 데 드는 최소 에너지라고 생각하면 된다.
금속은 페르미 준위가 전자로 꽉 찬 밴드 한가운데에 있으므로 일함수 \(\phi_m\)이 물질 고유의 상수다. 반도체는 사정이 다르다. 페르미 준위가 도핑에 따라 밴드갭 안을 오르내리므로 일함수 \(\phi_s\)도 도핑에 따라 바뀐다. 그래서 반도체에서는 도핑과 무관한 값인 전자 친화도(Electron affinity, \(\chi\)), 즉 진공 준위에서 전도대 바닥 \(E_c\)까지의 깊이를 쓴다. 실리콘은 \(\chi \approx 4.05\) eV이다.
| 금속 | 일함수 φm (eV) | 쇼트키–모트 φBn = φm − χ | 측정 φBn (n-Si) | 비고 |
|---|---|---|---|---|
| Mg | 3.66 | −0.39 (오믹) | ~0.4 | 낮은 일함수지만 장벽이 남는다 |
| Al | 4.28 | 0.23 | 0.72 | 배선 금속, n⁺ 위에서는 오믹 |
| Ti | 4.33 | 0.28 | 0.50 | 접착층·실리사이드(TiSi₂) |
| W | 4.55 | 0.50 | 0.67 | 콘택 플러그 |
| Mo | 4.60 | 0.55 | 0.68 | |
| Au | 5.10 | 1.05 | 0.80 | 화합물 반도체 접촉 |
| Ni | 5.15 | 1.10 | 0.61 | NiSi 실리사이드 |
| Pt | 5.65 | 1.60 | 0.90 | 가장 큰 일함수 중 하나 |
일함수는 다결정 표면의 평균값(미캘슨, 1977 계열 표 값)이고, 측정 장벽은 Sze 교과서의 대표값이다. 이미 눈치챘겠지만 두 열이 잘 맞지 않는다. 일함수가 1.4 eV 차이 나는 Ti와 Pt의 장벽 차이는 0.4 eV에 불과하다. 이 불일치의 원인은 페르미 준위 고정에서 다룬다. 우선은 이상적인 경우부터 보자.
접촉: 쇼트키 장벽과 오믹 접촉
두 물질을 도선으로 이으면 페르미 준위가 하나로 맞춰질 때까지 전자가 흐른다. n형 반도체에서 \(\phi_m > \phi_s\)라면 반도체의 전자가 금속으로 넘어가고, 반도체 표면에는 이온화된 도너(+)만 남는 공핍층이 생긴다. 금속 표면에는 같은 양의 음전하가 원자 한두 층 두께로 모인다. 두 물질이 멀리 떨어져 있으면 전위차 \(\phi_m-\phi_s\)는 거의 다 진공 틈에 걸리지만, 틈이 원자 간격으로 좁아지면 틈의 용량이 커져서 전위차가 반도체 쪽 밴드 휨으로 옮겨 간다.
완전히 붙었을 때 금속 쪽에서 본 장벽, 즉 금속의 페르미 준위에서 계면의 \(E_c\)까지의 높이가 쇼트키 장벽 높이(Schottky barrier height, \(\phi_B\))다. 반도체 쪽에서 본 장벽은 내부 전위 \(V_{bi}\)다. 계면 상태가 없는 이상적인 경우 이것이 쇼트키–모트 규칙(Schottky–Mott rule)이다.
금속을 끌어다 반도체에 붙여 보기
공핍층, 전기장, 그리고 C–V
쇼트키 접합의 반도체 쪽은 한쪽 계단 접합(p⁺n 접합의 n쪽)과 똑같이 다룰 수 있다. 금속은 전하를 표면에 몰아 두므로 공핍층은 반도체 쪽에만 생긴다. 공핍 근사로 포아송 방정식을 풀면 전기장은 계면에서 최대이고 \(W\)까지 직선으로 줄어들며, 전위는 포물선이다. 순방향 바이어스 \(V\)(금속 +)는 반도체 쪽 장벽을 \(V_{bi}-V\)로 낮추지만 금속 쪽 장벽 \(\phi_B\)는 바꾸지 못한다.
쇼트키 공핍층과 1/C²–V 그래프
페르미 준위 고정
쇼트키–모트 규칙대로라면 Si 위의 장벽 높이는 금속 일함수를 따라 기울기 1로 변해야 한다. 실제로는 기울기가 0.1~0.3 정도밖에 안 된다. 금속을 무엇으로 바꾸든 장벽이 0.5~0.9 eV 범위에 머무르는 것이다. 바딘(1947)은 이것을 반도체 표면의 계면 준위(Interface states)로 설명했다. 결정이 끊긴 표면의 댕글링 본드, 그리고 금속 전자의 파동 함수가 반도체 밴드갭 속으로 스며들어 생기는 금속 유도 갭 준위(MIGS, Metal-induced gap states)가 밴드갭 안에 많은 준위를 만든다.
계면 준위는 전하 중성 준위(Charge neutrality level, \(\phi_0\))를 경계로, 그보다 위가 채워지면 음전하, 아래가 비면 양전하를 띤다. 계면 준위 밀도가 크면 아주 작은 페르미 준위 이동만으로도 큰 전하가 생기므로, 금속에서 넘어온 전하는 대부분 계면 준위가 흡수하고 공핍층은 거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페르미 준위가 \(\phi_0\) 근처에 '못 박히는' 이 현상이 페르미 준위 고정(Fermi-level pinning)이다.
일함수 차이 1.3 eV는 장벽 차이 몇 eV가 될까?
n-Si에 Ti(φm 4.33 eV)와 Pt(φm 5.65 eV)로 쇼트키 다이오드를 만들었다. 쇼트키–모트 규칙이면 장벽 차이는 1.32 eV다. 실제로 측정되는 차이는?
금속과 반도체 사이에 1~2 nm의 얇은 절연막(TiO₂, ZnO, SiN 등)을 넣으면 금속의 파동 함수가 반도체까지 스며들지 못해 MIGS가 줄고, 페르미 준위 고정이 풀린다. 절연막의 터널 저항이 늘어나는 손해와 장벽이 낮아지는 이득 사이의 최적 두께가 있다. 실리사이드를 형성할 때 비소·붕소를 계면에 몰아 두는 도펀트 편석(Dopant segregation)도 계면에 얇은 고농도층을 만들어 실효 장벽을 0.1~0.2 eV 수준으로 낮춘다. 이 둘이 오늘날 초저 접촉 저항 연구의 두 축이다.
열전자 방출: 쇼트키 다이오드의 I–V
쇼트키 접합의 전류는 반도체의 다수 캐리어(n형이면 전자)가 장벽을 넘어 금속으로 들어가는 흐름이다. 장벽을 넘으려면 열 에너지 분포의 꼬리에 있는, 장벽보다 높은 에너지를 가진 전자여야 한다. 그런 전자의 수는 \(e^{-q(V_{bi}-V)/kT}\)에 비례하므로 순방향 바이어스로 장벽을 낮추면 전류가 지수적으로 늘어난다. 반대 방향(금속→반도체)은 장벽 \(\phi_B\)가 바이어스로 변하지 않으므로 일정하다. 이 둘의 차이가 베테(1942)의 열전자 방출(Thermionic emission) 이론이다.
pn 다이오드와 비교하면 차이가 뚜렷하다. pn 접합의 포화 전류는 소수 캐리어가 중성 영역에서 확산하는 양 \(qn_i^2D/(LN)\)으로 정해지는데, \(n_i^2\)이 아주 작아 \(10^{-12}\) A/cm² 수준이다. 쇼트키의 \(J_s\)는 \(10^{-5}\sim10^{-8}\) A/cm²로 5~7자리 크므로 같은 전류에 필요한 순방향 전압이 0.3~0.4 V 낮다. 그리고 다수 캐리어 소자라 소수 캐리어 저장이 없어 역회복 시간이 사실상 0이다. 스위칭 전원의 정류기, 고주파 검파기, 클램프 다이오드에 쓰이는 이유다. 대신 역방향 누설이 크고 장벽 저하(다음 절) 때문에 포화하지 않는다.
장벽을 넘는 전자와 I–V: 쇼트키 vs pn
영상력 장벽 저하
금속 표면에서 거리 \(x\)에 있는 전자는 금속 안에 \(-x\) 위치의 양전하 '거울상'이 있는 것처럼 끌린다. 이 영상력(Image force)의 퍼텐셜 \(-q^2/(16\pi\varepsilon_s x)\)이 접합의 전기장이 만드는 직선 퍼텐셜 \(-q\mathcal{E}x\)와 더해지면, 장벽 꼭대기가 계면에서 \(x_m\)만큼 안쪽으로 물러나며 \(\Delta\phi\)만큼 낮아진다. 이것이 쇼트키 효과(Schottky effect)다.
영상력 + 전기장 = 낮아진 장벽 (꼭대기를 끌어 내리기)
터널링과 오믹 접촉
실리콘에서는 페르미 준위 고정 때문에 금속을 아무리 골라도 장벽이 0.5 eV 아래로 잘 내려가지 않는다. 그런데도 모든 트랜지스터의 소스·드레인에는 저항이 작은 오믹 접촉(Ohmic contact)이 있다. 비결은 장벽을 낮추는 대신 얇게 만드는 것이다. 공핍층 폭은 \(W\propto 1/\sqrt{N_D}\)이므로 도핑을 \(10^{20}\) cm⁻³ 근처로 올리면 장벽 두께가 수 nm가 되어 전자가 장벽을 뚫고 지나간다(터널링).
어느 쪽이 우세한지는 열 에너지 \(kT\)와 터널링의 특성 에너지 \(E_{00}\)의 비교로 정해진다(파도바니–스트래튼, 1966).
접촉 비저항 10⁻⁸ Ω·cm² 뚫기
어떤 금속을 쓰는가: 실리사이드
소스·드레인과 게이트 위에는 금속을 직접 올리지 않고, 금속을 실리콘과 반응시켜 만든 실리사이드(Silicide)를 쓴다. 자기 정렬(살리사이드) 공정으로 실리콘이 드러난 곳에만 생기고, 계면이 실리콘 속으로 파고들며 형성되어 표면 오염이 없는 깨끗한 접합이 된다.
| 실리사이드 | 비저항 (µΩ·cm) | φBn (eV) | 형성 온도 (°C) | 특징 |
|---|---|---|---|---|
| TiSi₂ (C54) | 13~16 | 0.60 | 700~850 | 0.25 µm 세대 주력. 좁은 선에서 C49→C54 상전이 어려움 |
| CoSi₂ | 15~20 | 0.64 | 600~800 | 선폭 의존성 없음. 0.18~90 nm 세대. Si 소모 큼 |
| NiSi | 14~20 | 0.65 | 400~600 | Si 소모 적고 저온. 65 nm 이후 주력. 700 °C 이상에서 고저항 NiSi₂로 변함 |
| PtSi | 28~35 | 0.84 | 300~500 | p-Si 장벽 ~0.2 eV → 적외선 쇼트키 검출기 |
| ErSi₁.₇ (희토류) | ~30 | ~0.28 | 400~600 | n형 저장벽 연구용. 산화에 약함 |
| TiSiₓ / Ti 라이너 (트렌치 콘택) | — | ~0.5 | 레이저 어닐 | FinFET·GAA의 접촉. 고농도 Si:P / SiGe:B 에피 위 접촉, ρc ~10⁻⁹ Ω·cm² 수준 (2020년대 보고값) |
접촉 저항 측정: TLM
접촉 비저항 \(\rho_c\)(Ω·cm²)는 계면을 수직으로 지나는 전류에 대한 저항을 단위 면적으로 나타낸 값이다. 그런데 평면 접촉에서는 전류가 접촉 가장자리로 몰려 들어간다. 반도체층의 면저항 \(R_{sh}\) 아래로 흐르던 전류가 계면을 건너는 데 필요한 길이를 전달 길이(Transfer length, \(L_T\))라 하며, 접촉 길이 \(L \gg L_T\)이면 접촉 하나의 저항은 \(R_c = R_{sh}L_T/W_c\)가 된다.
TLM 측정점에 직선을 맞춰 Rsh와 Rc 뽑기
'오믹'은 I–V가 직선이고 접촉 저항이 소자 전체 저항에 비해 무시할 만큼 작다는 뜻이다. 장벽이 없다는 뜻이 아니다. 같은 ρc라도 접촉 면적이 줄면 \(R_c = \rho_c/A\)가 커진다. 접촉 면적이 (20 nm)² 안팎인 최신 트랜지스터에서는 ρc = 10⁻⁸ Ω·cm²도 수 kΩ이 되어 채널 저항과 맞먹는다. 그래서 오늘날 접촉 저항은 트랜지스터 성능의 가장 큰 걸림돌 중 하나다.
핵심 정리
- 진공 준위를 기준으로 금속은 일함수 \(\phi_m\), 반도체는 전자 친화도 \(\chi\)로 준위를 맞춘다. 접촉하면 페르미 준위가 같아질 때까지 전하가 이동해 밴드가 휜다.
- 이상적 쇼트키–모트 규칙: \(\phi_{Bn} = \phi_m - \chi\), \(\phi_{Bn}+\phi_{Bp} = E_g/q\). n형에서 \(\phi_m > \phi_s\)면 쇼트키, \(\phi_m < \phi_s\)면 축적형 오믹.
- 공핍층은 한쪽 계단 접합과 같다. \(1/C^2\)–\(V\) 직선의 기울기에서 도핑, 절편에서 \(V_{bi}\)와 \(\phi_B\)를 얻는다.
- 실제 Si에서는 계면 준위(MIGS) 때문에 \(S \approx 0.1\sim0.3\)으로 페르미 준위가 고정되어 장벽이 0.5~0.9 eV에 머문다.
- 열전자 방출 \(J = A^{**}T^2e^{-q\phi_B/kT}(e^{qV/nkT}-1)\): 다수 캐리어 소자라 켜짐 전압이 pn보다 0.3~0.4 V 낮고 역회복이 없다. 대신 누설이 크다.
- 영상력 저하 \(\Delta\phi = \sqrt{q\mathcal{E}/4\pi\varepsilon_s}\) 때문에 역방향 전류가 바이어스에 따라 늘어난다.
- 오믹 접촉은 고도핑으로 장벽을 얇게 해 터널링(TFE·FE)으로 만든다. \(\rho_c \propto \exp(q\phi_B/E_0)\), \(E_{00}\propto\sqrt{N_D}\). 측정은 TLM: 기울기 → \(R_{sh}\), 절편 → \(2R_c\), \(\rho_c = R_{sh}L_T^2\).
확인 퀴즈
χ = 4.05 eV인 n-Si(ND = 10¹⁶ cm⁻³, Ec − EF = 0.21 eV)에 φm = 4.75 eV인 금속을 이상적으로 접촉시켰다. φBn과 Vbi는?
같은 n-Si에 대해 p형으로 바꿔 같은 금속을 붙이면 φBp는 (이상적, Eg = 1.12 eV)?
Si 쇼트키 장벽이 금속 일함수에 거의 무관하게 0.5~0.9 eV에 머무는 주된 이유는?
φB = 0.7 eV인 쇼트키와 같은 n쪽 도핑의 p⁺n 다이오드를 비교할 때 틀린 설명은?
Si에서 계면 전기장이 10⁵ V/cm에서 4×10⁵ V/cm로 커지면 영상력 장벽 저하 Δφ는?
TLM에서 RT–d 직선의 기울기가 0.5 Ω/µm, 세로축 절편이 4 Ω이고 패드 폭이 100 µm이다. Rsh와 LT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