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자 실험실
지금까지는 공핍 근사와 손으로 푼 식으로 접합을 이해했다. 실제 소자 설계자는 근사 대신 포아송 방정식과 연속 방정식을 컴퓨터로 함께 풀어 답을 얻는다. 이 장은 그 계산기, 곧 TCAD(Technology CAD)의 1차원 축소판이다. 도핑 영역을 쌓아 구조를 만들고, 바이어스를 걸고, 빛을 비추며 밴드와 캐리어와 전류가 어떻게 바뀌는지 직접 확인해 보자.
- 도핑 영역(종류·농도·폭·분포 모양)을 조합해 pn, p⁺n, pin, n⁺nn⁺, 경사 접합을 직접 만든다.
- 바이어스·온도·수명·빛을 바꾸며 밴드 다이어그램, 준페르미 준위, 캐리어, 전기장, 전하, 전류 성분을 함께 읽는다.
- I–V 스윕에서 이상 계수와 포화 전류를 뽑고, 공핍 근사·쇼클리 식과 수치 해를 비교한다.
- 드리프트–확산 솔버가 무엇을 어떻게 푸는지(샤페터–거멜 이산화, 거멜 반복과 뉴턴법)와 그 한계를 안다.
실험대
아래 프리셋 중 하나를 누르거나, 오른쪽(좁은 화면에서는 아래) 구조 탭에서 영역을 직접 추가·삭제·이동해 소자를 만든다. 왼쪽 끝이 바이어스 \(V_a\)를 거는 접촉, 오른쪽 끝이 접지다. 두 접촉은 모두 오믹 접촉(Ohmic contact)이다. 그래프 위에서 마우스를 움직이거나 손가락으로 끌면 모든 그래프에 같은 위치의 세로선이 그려지고, 아래 표에 그 점의 값이 나온다.
1D 드리프트–확산 소자 실험실
준비 중실험 카드
각 카드의 버튼을 누르면 구조·조건이 실험대에 실리고 화면이 실험대로 이동한다. 무엇을 볼지 먼저 읽고, 예상을 세운 다음 확인하자.
단측 접합의 공핍층은 어디로 퍼지나?
p⁺ 영역(10¹⁹ cm⁻³)과 n 영역(10¹⁶ cm⁻³)을 붙인 p⁺n 접합에 −5 V 역바이어스를 건다. 공핍층(전기장이 0이 아닌 구간)은 주로 어디에 생길까? 먼저 고르고 실험대에서 확인하자.
새지 않으면서 장벽은 높은 다이오드
Si, 300 K, τn = τp ≤ 1 µs, 빛 없음, 모든 영역의 도핑 ≤ 10¹⁸ cm⁻³(그보다 높으면 실제로는 터널링이 생기는데 이 솔버에는 없다) 조건에서, 내부 전위 ≥ 0.88 V이면서 Va = −2 V에서 누설 |J| ≤ 1×10⁻⁸ A/cm²인 구조를 실험대에서 설계하라. 기본 “pn 다이오드”는 둘 다 통과하지 못한다. 왜 두 조건이 서로 당기는지 생각해 보자.
- 조건: Si · 300 K · τ ≤ 1 µs · 빛 끔 · 도핑 ≤ 10¹⁸
- 내부 전위 ≥ 0.88 V
- |J(−2 V)| ≤ 1×10⁻⁸ A/cm²
솔버는 무엇을 푸는가
소자 속 정전기와 수송은 세 개의 연립 미분 방정식으로 요약된다. 미지수는 정전 전위 \(\psi(x)\), 전자 농도 \(n(x)\), 정공 농도 \(p(x)\)이다.
경계 조건은 오믹 접촉이다. 접촉 바로 옆은 전하 중성이고 평형(\(np = n_i^2\))이며, 왼쪽 접촉의 준페르미 준위만 \(V_a\)만큼 내려간다. 즉 접촉에서 \(\psi = \psi_{eq} + V_a\), \(\phi_n = \phi_p = V_a\)이고 오른쪽은 0이다.
샤페터–거멜 이산화
격자점 사이의 전류를 단순한 중심 차분으로 쓰면 격자 간격 하나에 걸린 전위차가 \(2V_t\)(약 52 mV)를 넘는 순간 해가 진동하고 농도가 음수가 된다. 공핍층에서는 수십 nm 사이에 1 V가 걸리니 이 조건을 지키려면 격자가 터무니없이 촘촘해야 한다. 샤페터–거멜(Scharfetter–Gummel, 1969) 방법은 두 격자점 사이에서 전류와 전기장이 일정하다고 보고 그 구간의 드리프트–확산 식을 정확히 적분한다.
중심 차분 vs 샤페터–거멜: 격자 하나에 걸린 전위차
거멜 반복과 뉴턴법
세 방정식은 서로 얽혀 있다. 전위가 캐리어를 정하고, 캐리어가 다시 전하로 전위를 정한다. 거멜 반복(Gummel iteration)은 한 번에 하나씩 푼다. 준페르미 전위를 고정하고 비선형 포아송을 풀고, 그 전위로 전자·정공 연속 방정식(선형)을 차례로 푼 뒤, 전위가 더는 바뀌지 않을 때까지 되풀이한다.
거멜 vs 뉴턴: 바이어스 걸음마다 반복 횟수
이 실험실이 모르는 것
① 1차원: 가장자리, 표면, 2차원 전류 퍼짐이 없다. 단면적은 1 cm²로 보고 전류 밀도만 계산한다. ② 터널링 없음: 밴드 간(제너) 터널링과 트랩 보조 터널링이 없어서 10¹⁹ 이상 양쪽 고도핑 접합의 역방향 전류를 크게 과소평가한다. ③ 충돌 이온화 없음: 애벌랜치 항복이 일어나지 않는다(−5 V에서도 전류가 생성 전류로 포화). ④ 오믹 접촉만: 쇼트키 접촉, 접촉 저항, 표면 재결합 속도는 없다. 그래서 쇼트키 다이오드 프리셋은 만들지 않았다. ⑤ 볼츠만 통계·완전 이온화: 축퇴 도핑의 페르미–디랙 효과와 불완전 이온화가 없다. ⑥ 밴드갭 축소(BGN) 없음, 오제·복사 재결합 없음, 수명은 위치와 무관한 상수. ⑦ 속도 포화 없음: 이동도는 도핑에만 의존하므로 강한 전기장에서 드리프트 속도가 한없이 커진다. ⑧ 한 가지 재료만(이종 접합 없음), 등온, 정상 상태(과도 응답·용량 없음).
상용 TCAD(Sentaurus Device, Silvaco Atlas 등)는 2·3차원 비균일 메시 위에서 이 모든 효과의 모형과 열 방정식, 양자 보정까지 함께 풀고, 모형 변수를 측정값에 맞추는 데 많은 시간을 쓴다. 그래도 뼈대는 여기와 같다. 포아송 + 연속 방정식, SG 이산화, 뉴턴법, 바이어스 걸음이다.
핵심 정리
- 소자 시뮬레이션은 포아송 방정식(ψ)과 전자·정공 연속 방정식(n, p)을 경계 조건과 함께 연립해서 푸는 일이다. 공핍 근사는 이 해의 특별한 근사다.
- 공핍 근사는 공핍층 경계를 날카롭게 자르지만, 수치 해에서는 경계가 디바이 길이 정도로 둥글고 영바이어스 근처에서는 특히 차이가 크다.
- 순방향 바이어스에서 준페르미 준위는 공핍층을 거의 평평하게 지나며 \(E_{Fn}-E_{Fp} \approx qV_a\)만큼 벌어진다. 소수 캐리어 주입과 \(np = n_i^2e^{V_a/V_t}\)가 바로 이것이다.
- I–V의 국소 이상 계수는 낮은 순방향(공핍층 재결합, n ≈ 2), 중간(확산, n ≈ 1), 높은 순방향(고주입·직렬 저항, n → 2 이상)을 구분해 준다.
- SG 이산화는 격자당 전위차가 커도 안정하고, 결합 뉴턴법은 거멜 반복이 느린 고전류·떠 있는 영역에서도 빠르게 수렴한다. 모델에 없는 물리(터널링, 충돌 이온화, 쇼트키, 축퇴, BGN, 속도 포화)는 결과에도 없다.
확인 퀴즈
중심 차분 대신 샤페터–거멜 이산화를 쓰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Si pn 다이오드에 Va = 0.6 V 순방향을 걸었다. 공핍층 한가운데에서 EFn − EFp는 대략?
NA = 10¹⁹, ND = 10¹⁶ cm⁻³인 p⁺n 접합에서 n 쪽 공핍 폭 xn은 p 쪽 xp의 몇 배인가?
같은 도핑의 Ge 다이오드가 Si보다 역방향 누설이 훨씬 큰 주된 이유는?
이 실험실에서 양쪽을 10²⁰ cm⁻³으로 도핑한 p⁺⁺n⁺⁺ 접합에 −5 V를 걸면, 실제 소자와 가장 크게 다른 점은?
Si 다이오드의 I–V에서 아주 낮은 순방향(≈ 0.1~0.3 V)의 이상 계수가 2에 가까워지는 원인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