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n 접합 II: 다이오드 전류
앞 장의 pn 접합은 전류가 없는 평형이었다. 이제 전압을 걸자. 순방향으로 0.1 V를 더할 때마다 다이오드 전류는 약 50배씩 늘어나고, 역방향으로는 아무리 걸어도 거의 흐르지 않다가 어느 전압에서 갑자기 무너진다. 이 극단적인 비대칭이 정류기, 스위치, 광검출기, 트랜지스터의 이미터 접합을 가능하게 한다. 비밀은 장벽과 소수 캐리어다. 전압은 장벽 높이를 바꾸고, 장벽을 넘어간 소수 캐리어가 반대편에서 확산하며 재결합하는 속도가 전류를 정한다.
- 순방향·역방향 바이어스에서 장벽 높이와 확산·드리프트 흐름의 균형이 어떻게 깨지는지 설명한다.
- 준페르미 준위와 접합의 법칙 \(p_n(x_n) = p_{n0}e^{V/V_t}\)를 쓰고, 수치 해로 확인한다.
- 긴 다이오드와 짧은 다이오드의 소수 캐리어 분포를 풀고 쇼클리 방정식을 유도한다.
- 실제 I–V의 이상 계수(n≈1, 2), 고주입, 직렬 저항, 온도 의존성(약 −2 mV/K)을 해석한다.
- 사태 항복과 제너 항복의 차이와 항복 전압의 도핑 의존성을 안다.
- 확산 용량·소신호 컨덕턴스와 저장 전하에 의한 역회복 시간을 계산한다.
바이어스는 장벽 높이를 바꾼다
평형 접합에서 n쪽 전자가 p쪽으로 가려면 높이 \(qV_{bi}\)의 언덕을 넘어야 한다. 전자의 에너지는 볼츠만 분포를 따르므로 언덕을 넘을 만큼 에너지가 큰 전자의 비율은 \(e^{-qV_{bi}/kT}\)다. 반대로 p쪽에 소수로 있는 전자는 공핍층 가장자리에 닿기만 하면 전기장에 실려 언덕을 굴러 내려온다. 평형에서는 두 흐름이 같다.
장벽 넘기: 확산 흐름 vs 드리프트 흐름
NA = ND = 10¹⁶ cm⁻³, 300 K. 화면에 띄우는 입자는 초당 최대 14개로 제한하고, 실제 비율은 아래 막대(로그 눈금)에 표시한다.
준페르미 준위와 접합의 법칙
바이어스가 걸리면 평형이 아니므로 페르미 준위 하나로 전자와 정공을 함께 기술할 수 없다. 대신 전자와 정공에 각각의 준페르미 준위(Quasi-Fermi level, imref)를 정의한다.
준페르미 준위가 공핍층에서 평평하고 둘의 간격이 외부 전압 \(qV\)와 같다는 사실에서 곧바로 다이오드 이론의 출발점이 나온다. 공핍층 가장자리의 소수 캐리어 농도는 평형값의 \(e^{V/V_t}\)배가 된다. 이것이 접합의 법칙(Law of the junction)이다.
수치 해로 본 준페르미 준위와 캐리어 분포
p (10¹⁷) | n (10¹⁶), 각 10 µm. SC.Device1D(포아송 + 연속 방정식, 801점). 주황 점은 접합의 법칙 pn0eV/Vt, np0eV/Vt.
소수 캐리어 분포: 긴 다이오드와 짧은 다이오드
공핍층 가장자리에서 주입된 소수 캐리어는 전기장이 거의 없는 중성 영역에서 확산하며 다수 캐리어와 재결합한다. n쪽 정공의 과잉 농도 \(\Delta p = p_n - p_{n0}\)는 정상 상태 연속 방정식(4장)을 따른다.
정공 하나하나의 무작위 걸음으로 본 확산·재결합
쇼클리 방정식
재료가 다 모였다. 접합의 법칙(경계 조건) + 중성 영역의 확산(소수 캐리어 분포) + 공핍층에서 전류 성분이 변하지 않는다는 가정을 엮으면 이상 다이오드의 전류–전압 관계가 나온다. 단계를 하나씩 넘기며 그림과 식을 함께 보자.
| 재료 | Eg (eV) | ni (cm⁻³) | J0 (A/cm²) | Vbi | 1 mA에서 VF |
|---|---|---|---|---|---|
| Ge | 0.66 | 2.1×10¹³ | 5×10⁻⁵ | 0.44 V | ~0.32 V |
| Si | 1.12 | 1.07×10¹⁰ | 6×10⁻¹² | 0.83 V | ~0.73 V |
| GaAs | 1.42 | 2.3×10⁶ | 3×10⁻¹⁹ | 1.27 V | ~1.17 V |
| 4H-SiC | 3.26 | ~10⁻⁸ | ~10⁻⁴⁸ | 2.98 V | ~2.9 V |
표: 이상 확산 전류만, p⁺n(NA = 10¹⁸, ND = 10¹⁶ cm⁻³), τ = 1 µs, 면적 10⁻⁴ cm², 300 K (SC.diodeJ). 실제 GaAs는 수명이 ns 수준이라 J0가 더 크고, Si 다이오드의 1 mA 근처는 재결합 전류가 섞여 VF가 0.6~0.7 V로 보인다. 밴드갭 0.3 eV마다 VF가 대략 그만큼 오른다는 점에 주목하라. 같은 이유로 LED의 순방향 전압은 빛의 광자 에너지와 비슷하다.
실제 다이오드의 I–V
측정한 실리콘 다이오드의 \(\log I\)–\(V\)는 직선 하나가 아니다. 낮은 전류에서는 기울기가 쇼클리 식의 절반쯤이고, 중간에서 이상적인 60 mV/decade, 높은 전류에서는 다시 꺾여 눕는다. 보통 다음처럼 이상 계수(Ideality factor) \(n\)으로 요약한다.
- 공핍층 재결합 (n ≈ 2). 공핍층 한가운데에서는 \(n = p = n_ie^{V/2V_t}\)라 SRH 재결합률이 최대 \(\approx n_ie^{V/2V_t}/2\tau\)다. 이 전류 \(J_{rec} \approx (qn_iW/2\tau)e^{V/2V_t}\)는 \(n_i\)에 비례하므로(확산 전류는 \(n_i^2\)) 낮은 전압·짧은 수명·넓은 밴드갭에서 지배한다. 역바이어스에서는 같은 메커니즘이 생성 전류 \(qn_iW/2\tau\)로 누설을 키운다.
- 고주입 (n ≈ 2). 주입된 정공이 \(N_D\)에 가까워지면 전하 중성을 위해 다수 전자도 같이 늘고, 준페르미 준위 간격의 절반씩만 소수 캐리어 농도에 쓰여 \(p_n(x_n) \approx n_ie^{V/2V_t}\)가 된다.
- 직렬 저항. 중성 영역·접촉 저항 \(R_s\)에서 \(IR_s\)만큼 전압이 빠져 \(V_j = V - IR_s\). 수십 mA 이상에서 곡선이 오른쪽으로 눕는다.
- 온도. \(I_0 \propto T^{3+\gamma/2}e^{-E_g/kT}\)라 온도가 오르면 \(I_0\)가 폭증한다. 일정 전류에서 \(dV_F/dT \approx -(E_g/q - V_F + 3V_t)/T \approx -2\) mV/K. 다이오드를 온도계로 쓰는 원리이자, 칩 온도 센서(밴드갭 기준 전압)의 기초다.
다이오드 I–V 실험실: 성분 분해, 직렬 저항, 온도, 수치 해
실험실에서는 반대로 측정한 I–V에서 \(n\)과 \(I_0\)를 뽑아내 소자의 상태(결함, 수명, 접촉 저항)를 진단한다. 직접 해 보자.
측정 I–V에서 이상 계수 n과 I0 뽑기
300 K, Vt = 25.85 mV. 데이터에는 측정 잡음과 직렬 저항이 섞여 있다. 목표: n은 ±0.08, I0는 2배(±0.3 decade) 안.
힌트: 직렬 저항으로 휘는 높은 전류 구간은 피하라.
소신호 모델: 컨덕턴스와 확산 용량
순방향 동작점 \(I_D\)에 작은 신호 \(v\)를 얹으면 다이오드는 저항과 커패시터의 조합처럼 보인다. 전류는 전압에 지수로 반응하므로 소신호 컨덕턴스는 전류에 비례한다. 또 중성 영역에 쌓인 소수 캐리어 전하 \(Q = \tau_T I_D\)가 전압에 따라 바뀌므로 커패시터처럼 행동한다. 이것이 확산 용량(Diffusion capacitance)이다.
역방향 항복: 사태와 제너
역바이어스를 계속 키우면 공핍층 전기장이 \(10^5\sim10^6\) V/cm에 이르고, 어느 전압 \(BV\)에서 전류가 갑자기 치솟는다. 파괴가 아니라 되돌릴 수 있는 현상이며(전력만 제한하면), 이를 이용한 정전압 다이오드가 흔히 "제너 다이오드"라 불린다. 메커니즘은 두 가지다.
- 사태 항복(Avalanche). 공핍층을 지나는 캐리어가 전기장에서 \(E_g\)보다 큰(약 \(1.5E_g\)) 에너지를 얻어 격자에 부딪치면 새 전자–정공 쌍을 만든다(충돌 이온화(Impact ionization)). 새 캐리어도 가속되어 다시 쌍을 만든다. 증배율 \(M = 1/[1-(V_R/BV)^m]\) (\(m \approx 3\sim6\))이 무한대로 가는 전압이 \(BV\). 넓은 공핍층(낮은 도핑)이 필요하고, 온도가 오르면 포논 산란이 늘어 \(BV\)가 증가한다.
- 제너 항복(Zener tunneling). 양쪽 도핑이 아주 높으면 공핍층이 10 nm 남짓으로 얇아져, p쪽 가전자대 전자가 같은 에너지의 n쪽 전도대로 금지대를 터널링한다. 터널 거리 \(d \approx E_g/q\mathcal{E}\). 온도가 오르면 \(E_g\)가 줄어 \(BV\)가 감소한다. 실리콘에서 대략 \(BV < 4E_g/q\)(≈ 4.5 V)면 제너, \(BV > 6E_g/q\)(≈ 6.7 V)면 사태다. 그 사이(5~6 V) 다이오드는 두 온도 계수가 상쇄되어 기준 전압으로 인기다.
충돌 이온화의 사태 vs 띠 사이 터널링
스위칭과 역회복
순방향으로 전류를 흘리던 다이오드를 갑자기 역방향으로 돌리면, 바로 꺼지지 않는다. 중성 영역에 쌓인 소수 캐리어 전하 \(Q_F = \tau I_F\)가 다 빠져나가기 전까지는 접합이 여전히 순방향(가장자리 \(p_n > p_{n0}\))이라, 외부 회로가 허락하는 만큼의 큰 역방향 전류 \(I_R\)이 흐른다. 이 구간이 저장 시간(Storage time) \(t_s\), 이후 전류가 0으로 잦아드는 구간까지 합쳐 역회복 시간(Reverse recovery time) \(t_{rr}\)이다.
역회복: 저장 전하가 빠져나가는 동안
핵심 정리
- 외부 전압은 공핍층에 걸려 장벽을 \(q(V_{bi}-V)\)로 바꾼다. 장벽을 넘는 확산 흐름은 \(e^{V/V_t}\)배, 굴러 내려오는 드리프트 흐름은 그대로 → \(J = J_0(e^{V/V_t}-1)\).
- 준페르미 준위는 공핍층에서 평평하고 간격이 \(qV\). 접합의 법칙: \(p_n(x_n) = p_{n0}e^{V/V_t}\).
- 중성 영역의 소수 캐리어는 확산·재결합한다. 긴 다이오드는 \(e^{-x/L}\), 짧은 다이오드는 직선. \(J_0 = qn_i^2[D_n/(L_nN_A) + D_p/(L_pN_D)]\), 가벼운 쪽이 지배.
- 실제 I–V: 낮은 전류 공핍층 재결합(n≈2), 중간 확산(n=1), 높은 전류 고주입(n≈2)과 직렬 저항. 일정 전류의 \(V_F\)는 약 −2 mV/K.
- 항복: 저도핑·넓은 공핍층은 사태(충돌 이온화, BV ∝ \(N^{-3/4}\), 온도 계수 +), 고도핑·얇은 공핍층은 제너(터널링, 온도 계수 −).
- 소신호: \(g_d = I/nV_t\), \(C_d = \tau_T I/V_t\). 저장 전하 때문에 역회복 시간이 생기며, 수명 τ를 줄이면 빨라진다.
확인 퀴즈
이상 다이오드(300 K)의 순방향 전압을 0.60 V에서 0.66 V로 올리면 전류는 약 몇 배?
ND = 10¹⁶ cm⁻³인 n쪽에 0.6 V 순방향을 걸었다. 공핍층 가장자리의 정공 농도는 대략?
실리콘 다이오드의 낮은 전류 구간에서 이상 계수가 2에 가까운 주된 이유는?
다이오드를 1 mA 정전류로 구동하면서 온도를 25 °C에서 75 °C로 올렸다. 순방향 전압은?
항복 전압 3.3 V짜리 "제너" 다이오드와 12 V짜리 다이오드의 항복 전압 온도 계수 부호는 각각?
pn 다이오드의 역회복 시간을 줄이는 방법이 아닌 것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