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01

결정과 에너지 밴드

구리선은 전기를 잘 통하고 유리는 거의 통하지 않는다. 그 사이 어딘가에 있는 반도체(Semiconductor)는 온도·빛·불순물 몇 ppm으로 전도도가 10억 배씩 바뀐다. 이 놀라운 성질의 뿌리는 원자들이 규칙적으로 늘어선 결정과, 그 결정 속에서 전자가 가질 수 있는 에너지가 띠(밴드)로 묶이고 그 사이에 금지대(밴드갭)가 생긴다는 사실에 있다. 이 장에서는 결정을 직접 돌려 보고, 원자를 하나씩 가까이 붙여 밴드를 만들어 보고, E–k 곡선 위에서 전자를 끌어 보며 반도체 물리의 첫 언어를 익힌다.

반도체란 무엇인가

물질의 전기 전도도 \(\sigma\)는 30자리 가까운 범위에 걸쳐 있다. 은·구리 같은 금속은 \(10^{5}\sim10^{6}\) S/cm, 석영·테플론 같은 절연체는 \(10^{-16}\) S/cm보다 작다. 반도체는 그 사이, 대략 \(10^{-8}\sim10^{3}\) S/cm에 걸친 넓은 영역을 차지한다. 중요한 것은 값 자체보다 그 값을 우리가 바꿀 수 있다는 점이다.

절연체 반도체 금속 10⁻¹⁸10⁻¹²10⁻⁶10⁰10⁶ 전도도 σ (S/cm, 로그 눈금) 석영 유리 진성 Si 진성 Ge 도핑된 Si 구리 도핑 10¹³→10²⁰ cm⁻³ 로 Si의 σ는 10⁸배 넘게 변한다
그림 1-1. 전도도 스펙트럼. 진성(순수) Si는 300 K에서 약 3×10⁻⁶ S/cm로 절연체에 가깝지만, 불순물을 100만 개에 하나만 넣어도 금속 쪽으로 크게 이동한다. 온도를 올리거나 빛을 비춰도 전도도가 커진다. 금속은 반대로 온도가 오르면 전도도가 약간 떨어진다.

반도체를 반도체답게 만드는 세 가지 성질은 다음과 같다. ① 도핑: 5가 원소(P, As)나 3가 원소(B)를 미량 넣어 전자나 정공의 수를 정밀하게 정한다(2장). ② 온도 의존성: 열에너지로 전자가 금지대를 넘어 전도도가 지수적으로 증가한다. ③ 빛과의 상호작용: 밴드갭보다 큰 에너지의 광자를 흡수해 전자–정공 쌍을 만들거나(태양전지·이미지 센서), 반대로 재결합하며 빛을 낸다(LED·레이저).

IIB(12)III(13)IV(14)V(15)VI(16) 2345 BCNO AlSiPS ZnGaGeAsSe CdInSnSbTe IV: Si, Ge, SiC · III–V: GaAs, InP, GaN · II–VI: ZnSe, CdTe
그림 1-2. 주기율표에서 반도체가 사는 곳. 원자당 평균 4개의 가전자를 갖도록 IV족 원소 단독, 또는 III족+V족, II족+VI족을 짝지으면 사면체 공유 결합 결정이 된다. III족(B)은 Si에서 억셉터, V족(P, As, Sb)은 도너가 된다.

결정 구조: 다이아몬드와 섬아연광

고체는 원자 배열의 규칙성에 따라 비정질(Amorphous), 다결정(Polycrystalline), 단결정(Single crystal)으로 나뉜다. 소자는 거의 모두 단결정 위에 만든다. 결정은 격자(Lattice)(점들의 주기적 배열)와 각 격자점에 놓이는 원자 묶음인 기저(Basis)의 조합으로 기술한다.

Si·Ge·탄소(다이아몬드)는 다이아몬드 격자(Diamond lattice)를 이룬다. 면심 입방(FCC) 격자에 원자 두 개짜리 기저 \((0,0,0)\), \((\tfrac14,\tfrac14,\tfrac14)a\)를 얹은 구조, 즉 두 FCC 격자를 몸통 대각선 방향으로 \(1/4\)만큼 어긋나게 겹친 것이다. 모든 원자는 정사면체의 꼭짓점에 있는 4개의 이웃과 sp³ 공유 결합을 한다. 두 FCC 부격자에 서로 다른 원자(Ga와 As)가 앉으면 섬아연광(Zincblende) 구조가 된다(GaAs, InP 등). GaN과 SiC는 같은 사면체 결합이지만 쌓는 순서가 다른 육방정(우르차이트, 4H) 구조가 안정하다.

$$n_\text{atom} = \frac{8}{a^3} = \frac{8}{(5.431\times10^{-8}\ \text{cm})^3} \approx 5.0\times10^{22}\ \text{cm}^{-3}, \qquad d_\text{bond} = \frac{\sqrt3}{4}a = 2.35\ \text{Å}$$
관용 단위 셀에는 꼭짓점 8×⅛ + 면 6×½ + 내부 4 = 8개의 원자가 있다. 도핑 10¹⁶ cm⁻³는 원자 500만 개 중 하나를 바꾸는 셈이다.
3D

다이아몬드·섬아연광 격자와 결정면 자르기

드래그: 회전 · 휠/핀치: 확대
재료
셀 개수
결정면 (h k l)
()
빠른 선택
격자 상수 a—
면 간격 a/√(h²+k²+l²)—
면 위 원자 수 밀도—
이 면의 원자—
해볼 것: ① '부격자 색 구분'을 켜면 같은 색 원자끼리 FCC를 이루고, 모든 결합이 서로 다른 색을 잇는 것이 보인다. GaAs에서는 이것이 곧 Ga와 As다. ② (100) 면을 위치 0 → 0.25 → 0.5로 옮기면 두 부격자의 층이 번갈아 나온다(아래 2D 단면). ③ (111) 면에서는 원자층이 '짧은 간격–긴 간격'의 쌍으로 쌓인다. 위치를 0.75와 1 사이로 옮겨 보자. 결합이 하나만 걸치는 면이라 이 방향으로 잘 쪼개진다(벽개면).

밀러 지수: 결정면과 방향의 이름

결정면은 밀러 지수(Miller indices) \((hkl)\)로 부른다. ① 면이 세 축과 만나는 절편을 격자 상수 단위로 구한다. ② 역수를 취한다. ③ 같은 비를 유지하며 가장 작은 정수로 만든다. 축과 평행하면 절편이 ∞이므로 지수는 0, 음의 절편은 숫자 위에 막대(\(\bar1\))를 붙인다. 입방 결정에서 방향 \([hkl]\)은 면 \((hkl)\)의 법선이다.

$$\text{절편 } \left(\tfrac{1}{2},\ 1,\ \infty\right) \;\xrightarrow{\ \text{역수}\ }\; (2,\ 1,\ 0) \;\Rightarrow\; (210), \qquad d_{hkl} = \frac{a}{\sqrt{h^2+k^2+l^2}}$$
\((hkl)\): 한 면, \(\{hkl\}\): 대칭으로 같은 면의 묶음, \([hkl]\): 방향, \(\langle hkl\rangle\): 같은 방향의 묶음. 입방 결정에서 \(\{100\}\)은 6개 면 모두를 뜻한다.
xyz (100) (110) (111)
그림 1-3. 입방 결정의 세 기본 면. (100)은 x축만 1에서 자르고, (110)은 x·y축을 1에서, (111)은 세 축 모두를 1에서 자른다. CMOS용 웨이퍼는 계면 결함이 가장 적은 (100), 예전 바이폴라 소자는 (111)을 주로 썼다.
CHALLENGE

이 면의 밀러 지수는?

답 입력 (h k l)
()
면이 세 축을 어디서 자르는지 읽고, 역수를 정수로 만들어 입력하세요. 5문제 연속 도전!
문제1 / 5
맞힌 수0
연속 정답0
절편이 축 끝(1)보다 안쪽이면 지수가 커진다. 절편 ½ → 2, ⅓ → 3. 축과 평행한 면은 그 축의 지수가 0이다. 정답을 2배 한 (222)처럼 공약수가 남으면 '같은 방향의 다른 면'으로 처리된다.

원자 준위에서 에너지 밴드로

고립된 Si 원자의 최외각 전자는 3s에 2개, 3p에 2개다. 두 원자를 가까이 가져오면 두 원자의 같은 준위가 겹쳐 결합(Bonding)·반결합(Antibonding) 두 준위로 갈라진다. 파울리 배타 원리 때문에 같은 상태에 전자가 둘 이상(스핀 포함) 들어갈 수 없으므로, N개의 원자가 모이면 원래 준위 하나는 N개의 아주 가까운 준위로 갈라진다. 결정 1 cm³에는 원자가 \(5\times10^{22}\)개이므로 이 준위들은 사실상 연속인 에너지 띠(Energy band)가 된다.

E 원자 1개2개4개N ≈ 10²³개 준위 1개반결합결합띠 (N개 준위)
그림 1-4. 준위 하나가 원자 수만큼 갈라진다. 갈라진 폭(띠 폭)은 원자 수가 아니라 이웃 원자의 파동 함수가 얼마나 겹치는지, 즉 원자 간 거리로 정해진다. N이 커질수록 준위 간격만 촘촘해진다.

Si에서는 한 가지 일이 더 일어난다. 원자 간 거리가 줄어 3s 띠와 3p 띠가 넓어지다 겹치면, s와 p가 섞인 네 개의 sp³ 혼성 궤도가 사면체 방향으로 결합을 만든다. 그 결과 8N개의 상태(3s 2N + 3p 6N)가 아래 4N개(결합 상태 → 가전자대(Valence band))와 위 4N개(반결합 상태 → 전도대(Conduction band))로 다시 나뉘고, 그 사이에 금지대가 열린다. 원자당 가전자 4개, 총 4N개의 전자는 정확히 가전자대를 가득 채운다. 꽉 찬 띠와 빈 띠 사이에 틈이 있다는 것, 이것이 반도체와 절연체의 정의다.

SIMULATOR

원자를 가까이: 준위가 밴드가 되는 과정 (Si, sp³ 모형)

전자가 채울 4N 상태비어 있을 4N 상태
준위(궤도) 수—
채워진 꼭대기 ↔ 빈 바닥—
아래 띠 폭—
상태—
해볼 것: ① N = 1이면 3s(아래)와 3p(위, 3겹) 준위뿐이다. N을 늘리면 준위가 N개, 3N개로 갈라진다. ② 거리를 줄이면 띠가 넓어지다 3.0 Å 근처에서 s·p 띠가 만난다. 더 줄이면 sp³ 혼성으로 다시 갈라져 갭이 열린다. ③ 먼 거리에서는 p 띠가 ⅓만 차 있어 '금속 같은' 배치이지만, 이웃과 겹침이 없으니 전자가 원자를 옮겨 다닐 수 없다. 이 모형은 교육용 단순화로, 평형 거리에서 갭이 Si의 1.1 eV 근처가 되도록 맞췄다.
강결합 근사

준위가 갈라지는 폭은 이웃 원자 궤도 사이의 겹침 적분(호핑 에너지) \(t\)에 비례한다. 원자 N개의 사슬에서 준위는 \(E_j = E_0 - 2t\cos\!\big(\tfrac{j\pi}{N+1}\big)\), \(j=1,\dots,N\)으로 폭 \(4t\) 안에 촘촘히 깔린다. 위 시뮬레이터의 준위 배치가 바로 이 식이다. \(t\)는 거리에 지수적으로 줄어드므로 원자를 조금만 떼어도 띠가 급격히 좁아진다.

주기 퍼텐셜 속의 전자: 크로니히–페니 모형

반대 방향에서 출발해 보자. 자유 전자는 \(E = \hbar^2k^2/2m\)의 어떤 에너지든 가질 수 있다. 결정 안의 전자는 원자핵이 만드는 주기적인 퍼텐셜 \(V(x+a)=V(x)\)를 느낀다. 블로흐 정리(Bloch theorem)에 따르면 이때 파동 함수는 평면파에 격자 주기를 갖는 함수를 곱한 꼴 \(\psi_k(x) = u_k(x)e^{ikx}\)이다. 1931년 크로니히와 페니는 퍼텐셜을 사각 우물과 장벽의 반복으로 단순화해 이 문제를 정확히 풀었다.

우물 장벽 b 주기 a V₀ ψ
그림 1-5. 크로니히–페니 퍼텐셜(보라)과 블로흐 파동 함수의 실수부(청록). 파동은 우물마다 비슷한 모양을 반복하되 셀마다 위상 \(e^{ika}\)만큼 돌아간다.

장벽을 폭은 0, 높이는 무한대로 보내되 넓이 \(V_0 b\)는 유지하는 극한(델타 장벽)에서, 슈뢰딩거 방정식의 경계 조건은 다음 한 줄로 정리된다.

$$\cos(ka) = P\,\frac{\sin(\alpha a)}{\alpha a} + \cos(\alpha a), \qquad \alpha = \frac{\sqrt{2mE}}{\hbar}, \quad P = \frac{m V_0 b\, a}{\hbar^2}$$
좌변은 \(-1\)과 \(+1\) 사이만 가능하다. 우변이 이 범위에 드는 에너지만 허용대, 벗어나면 실수 \(k\)가 없어 파동이 진행하지 못하는 금지대다. \(P\)는 장벽의 세기: \(P=0\)이면 자유 전자, \(P\to\infty\)이면 서로 고립된 우물(원자)의 이산 준위.
SIMULATOR

크로니히–페니 모형: 허용대·금지대와 E–k

E–k 표시
왼쪽: 우변 함수 f(αa). 회색 띠(−1 ≤ f ≤ 1)에 든 구간만 허용. 오른쪽: 그 에너지들의 E–k. 에너지 단위 E₁ = ħ²π²/2ma² (a = 5 Å이면 1.50 eV).
첫째 띠—
첫째 금지대 (a = 5 Å)—
둘째 금지대—
첫째 띠 바닥 곡률 m*/m—
해볼 것: ① P = 0이면 갭이 모두 닫히고 E–k가 자유 전자 포물선과 겹친다. ② P를 키우면 갭은 \(k = n\pi/a\)(브릴루앙 영역 경계)에서 열린다. 이 지점에서 전자파가 격자에 브래그 반사되어 정상파가 되기 때문이다. ③ P = 20이면 띠가 아주 납작해진다(무거운 유효 질량). 고립 원자 극한이다. ④ '확장 영역'은 각 띠를 원래 k에 펼친 것, '축소 영역'은 모든 k를 −π/a~π/a로 접은 것이다. 같은 정보다.

E–k 관계와 유효 질량

결정 속 전자의 상태는 파수 \(k\)(결정 운동량 \(\hbar k\))와 띠 번호로 매겨진다. E–k 곡선 하나에 전자의 동역학이 다 들어 있다. 전자 파동 묶음은 군속도로 움직이고, 외력 \(F\)는 \(k\)를 바꾼다.

$$v_g = \frac{1}{\hbar}\frac{dE}{dk}, \qquad \hbar\frac{dk}{dt} = F, \qquad \frac{dv_g}{dt} = \frac{1}{\hbar^2}\frac{d^2E}{dk^2}\,F \;\Rightarrow\; m^* = \frac{\hbar^2}{d^2E/dk^2}$$
격자 퍼텐셜의 복잡한 효과를 모두 질량 하나 \(m^*\)에 담으면, 전자는 \(F = m^*a\)를 따르는 '가벼운(또는 무거운) 자유 입자'처럼 행동한다. 띠 바닥 근처는 \(E \approx E_c + \hbar^2k^2/2m^*\)의 포물선이다.
SIMULATOR

E–k 곡선 위의 전자: 기울기 = 속도, 곡률 = 질량

전자에 거는 힘 (전기장)
모형: \(E(k) = \tfrac{W}{2}\,[1-\cos(ka)]\), a = 5 Å. 힘을 켜면 \(\hbar\,dk/dt = F\)로 k가 일정하게 증가하고, 아래 막대에 실제 공간 위치가 그려진다.
k (π/a 단위)—
군속도 vg—
유효 질량 m*/m₀—
상태—
해볼 것: ① 띠 바닥(k = 0)에서 W를 키우면 곡률이 커지고 m*가 작아진다. 넓은 띠 = 가벼운 전자. ② 점을 k = ±0.5로 옮기면 곡률이 0이 되어 m*가 ±∞, 속도는 최대다. ③ 꼭대기 근처에서 m* < 0: 힘을 밀면 오히려 느려진다. ④ 힘을 '강'으로 켜면 전자가 영역 경계를 지나 반대편으로 넘어가며 속도가 뒤집혀, 실제 공간에서 왕복한다(블로흐 진동). 실제 결정에서는 산란이 먼저 일어나 보기 어렵지만, 초격자에서 관측된다.
유효 질량은 '어떤 측정'에 쓰느냐에 따라 다르다

Si의 전도대 바닥은 6개의 타원체 골짜기라 방향마다 질량이 다르다(\(m_l = 0.92m_0\), \(m_t = 0.19m_0\)). 전기 전도에는 이를 조화 평균한 전도도 유효 질량(\(\approx0.26m_0\)), 상태 밀도 계산에는 골짜기 수까지 반영한 상태 밀도 유효 질량(\(\approx1.09m_0\))을 쓴다. 이 책의 엔진 SC.MAT에 두 값이 모두 있다(2장에서 사용).

전자와 정공

꽉 찬 가전자대는 전류를 나르지 못한다. 모든 \(+k\) 상태에 대응하는 \(-k\) 상태가 차 있어 속도의 합이 0이기 때문이다. 열이나 빛으로 결합 하나가 끊어지면 전자 하나가 전도대로 올라가 자유롭게 움직이고, 가전자대에는 빈자리가 남는다. 이웃 결합의 전자가 이 빈자리로 옮겨 오면 빈자리는 반대쪽으로 이동한다. 수많은 가전자대 전자의 집단 운동을 '빈자리 하나의 운동'으로 기술한 것이 정공(Hole)이다. 정공은 전하 \(+q\), 양의 유효 질량(가전자대 꼭대기의 음의 곡률을 뒤집은 것)을 갖는 준입자로 행동한다.

ANIMATION

결합 그림으로 본 정공의 이동

전기장 방향
결합 전자 / 자유 전자정공(빈자리)
자유 전자 (전도대)—
정공 (가전자대)—
재결합 횟수0
위: 2차원으로 펼친 공유 결합(선 하나에 전자 2개). 아래: 같은 장면의 밴드 그림. 전기장이 오른쪽을 가리키면 전자(음전하)는 왼쪽으로 가고, 이웃 결합 전자가 왼쪽으로 한 칸씩 빈자리를 메우므로 빈자리는 오른쪽, 즉 양전하처럼 움직인다. 정공의 이동이 느린 것은 결합 사이를 건너뛰어야 하기 때문이다(Si: μₚ ≈ 470 < μₙ ≈ 1420 cm²/V·s). 자유 전자가 빈자리를 만나면 재결합하여 둘 다 사라진다.

직접·간접 밴드갭

3차원 결정의 E–k는 방향마다 다르다. 가전자대 꼭대기는 거의 모든 반도체에서 \(k=0\)(Γ점)에 있지만, 전도대 바닥의 위치는 재료마다 다르다. GaAs·GaN처럼 전도대 바닥도 Γ에 있으면 직접 밴드갭(Direct bandgap), Si·Ge·SiC처럼 다른 k(Si는 X 방향 85% 지점, Ge는 L점)에 있으면 간접 밴드갭(Indirect bandgap)이다.

빛을 흡수하거나 낼 때는 에너지와 운동량이 모두 보존되어야 한다. 그런데 광자의 운동량 \(\hbar k_\text{photon} = h/\lambda\)는 \(\lambda\approx1\) µm에서 브릴루앙 영역 크기(\(\pi/a\sim6\times10^{9}\) m⁻¹)의 약 0.1%에 불과하다. 그래서 광학 전이는 E–k 그림에서 수직선이다. 간접 갭을 건너려면 격자 진동 양자인 포논(Phonon)이 운동량을 대신 주고받아야 하고, 세 입자가 동시에 관여하는 과정은 확률이 훨씬 낮다.

PREDICT

어느 쪽이 빛을 잘 낼까? 직접 vs 간접 밴드갭

예측: 전도대 바닥의 전자가 가전자대의 정공과 만날 때, 빛(광자)을 낼 확률이 압도적으로 큰 쪽은?
먼저 하나를 고르면 시뮬레이션이 시작됩니다.
보기
Si 광자 / 재결합—
GaAs 광자 / 재결합—
흡수 깊이 1/α (Si)—
흡수 깊이 1/α (GaAs)—
보기 설명: 수직 물결선 = 광자, 수평 지그재그 = 포논, 회색 계단 = 결함을 거친 비발광 재결합(열). 애니메이션의 사건 빈도는 이해를 돕도록 과장했다. 실제 Si의 복사 재결합 계수는 GaAs의 약 10⁻⁴배(B ≈ 10⁻¹⁴ vs 10⁻¹⁰ cm³/s)로, 그동안 결함 경유 재결합이 먼저 일어난다. 흡수에서는 Si도 1.12 eV 이상을 흡수하지만(포논 도움) 흡수 깊이가 GaAs보다 수십~수백 배 깊다. Si 태양전지가 수백 µm, GaAs는 수 µm 두께인 이유다.

밴드갭의 온도 의존성과 재료 상수

온도가 오르면 격자가 열팽창하고 원자 진동(전자–포논 상호작용)이 커져 밴드갭이 줄어든다. 실험값은 바시니 식(Varshni equation)으로 잘 맞는다. 상온 근처의 기울기는 Si에서 약 −0.27 meV/K로, 100 K 오를 때 갭이 약 2.5% 줄어든다. 작아 보이지만 진성 캐리어 농도는 갭에 지수적으로 의존하므로(2장) 무시할 수 없다.

$$E_g(T) = E_g(0) - \frac{\alpha T^2}{T+\beta}$$
Si: \(E_g(0)=1.170\) eV, \(\alpha=4.73\times10^{-4}\) eV/K, \(\beta=636\) K. GaAs: 1.519 eV, 5.405×10⁻⁴, 204 K. 이 책의 모든 장은 이 값(SC.Eg)을 쓴다.
SIMULATOR

온도에 따른 밴드갭과 흡수 한계 파장

강조할 재료
Eg(T)—
한계 파장 λ = 1240/Eg—
dEg/dT—
0 K 대비—
해볼 것: ① GaAs LED(약 870 nm)를 뜨겁게 하면 빛이 장파장 쪽으로 이동한다(약 0.3 nm/K). ② GaN·SiC의 한계 파장은 자외선이다. 가시광을 흡수하지 않아 투명하고, 갭이 커서 고온·고전압 전력 소자에 쓰인다. ③ 저온(4 K)에서는 곡선이 평평하다. T² 항이 주도하기 때문이다.
재료구조a (Å)Eg 300 K (eV)갭m*e,dos / m*h,dosεrni 300 K (cm⁻³)

표의 \(E_g\)와 \(n_i\)는 이 책의 물리 엔진으로 계산한 값이다(교과서마다 수 % 차이가 있다. 예: Si 1.12 eV, \(n_i\) 1.0~1.5×10¹⁰ cm⁻³). SiC는 4H 다형, GaN은 우르차이트이며 a는 육방정 기저면 격자 상수다.

핵심 정리

  1. 반도체는 꽉 찬 가전자대와 빈 전도대 사이에 적당한 크기(~0.5~4 eV)의 금지대를 가진 결정이다. 도핑·온도·빛으로 전도도를 크게 바꿀 수 있다.
  2. Si·Ge는 다이아몬드, GaAs는 섬아연광 구조: 두 FCC 부격자를 ¼ 대각선만큼 어긋나게 겹친 것. Si 원자 밀도 \(8/a^3 = 5\times10^{22}\) cm⁻³.
  3. 밀러 지수 \((hkl)\)은 절편의 역수를 정수화한 것. 면 간격 \(d = a/\sqrt{h^2+k^2+l^2}\). CMOS 웨이퍼는 (100).
  4. N개의 원자 준위는 N개로 갈라져 띠가 된다. Si는 sp³ 혼성으로 4N 상태씩의 가전자대·전도대로 나뉘고 사이에 갭이 열린다.
  5. 주기 퍼텐셜은 브릴루앙 영역 경계 \(k = n\pi/a\)에서 갭을 연다(크로니히–페니). 장벽이 셀수록 띠는 좁아진다.
  6. \(v_g = \hbar^{-1}dE/dk\), \(m^* = \hbar^2/(d^2E/dk^2)\). 띠가 넓을수록 가볍다. 가전자대 꼭대기의 빈자리는 \(+q\), 양의 질량의 정공으로 기술한다.
  7. 직접 갭(GaAs, GaN)은 광학 전이가 수직이라 발광·흡수가 강하고, 간접 갭(Si, Ge, SiC)은 포논이 필요해 약하다. \(E_g\)는 온도가 오르면 줄어든다(바시니 식).

확인 퀴즈

Ge의 격자 상수는 5.658 Å이다. Ge의 원자 밀도에 가장 가까운 값은?

다이아몬드 구조의 관용 셀에는 원자가 8개: \(8/(5.658\times10^{-8})^3 = 8/1.811\times10^{-22} \approx 4.4\times10^{22}\) cm⁻³. Si보다 격자가 커서 조금 작다.

x축을 ½, y축을 1에서 자르고 z축과 평행한 면의 밀러 지수는?

절편 (½, 1, ∞)의 역수 (2, 1, 0). 평행한 축은 절편이 ∞라 지수가 0이다.

두 반도체 A, B의 전도대 바닥이 모두 포물선인데 A의 곡률이 B의 3배다. 옳은 것은?

\(m^* = \hbar^2/(d^2E/dk^2)\). 곡률이 클수록(뾰족할수록) 가볍다. GaAs의 Γ 골짜기가 뾰족해 \(m^*\approx0.067m_0\)로 가볍고 이동도가 높다.

크로니히–페니 모형에서 장벽 세기 P를 매우 크게 하면?

장벽이 셀수록 이웃 우물 간 터널링(겹침)이 줄어 띠가 좁아지고 \(\alpha a \to n\pi\)의 우물 준위로 수렴한다. 갭은 영역 경계 \(k=n\pi/a\)에서 열린다.

Si에 오른쪽을 가리키는 전기장을 걸었다. 가전자대의 정공은 어느 쪽으로 움직이나?

결합 전자들이 왼쪽으로 하나씩 빈자리를 메우므로 빈자리는 오른쪽으로 간다. +q 전하답게 전기장 방향으로 움직이고, 전류에는 전자와 같은 방향(오른쪽)으로 기여한다.

Si로 효율 좋은 LED를 만들기 어려운 근본 이유는?

전도대 바닥(X 근처)과 가전자대 꼭대기(Γ)의 k가 달라 운동량을 포논이 보충해야 한다. 그 사이 결함을 거친 비발광 재결합이 먼저 일어난다. Si의 갭(1.12 eV)은 오히려 적외선(1.1 µm)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