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폴라 트랜지스터
pn 접합 두 개를 아주 가깝게 붙여 놓으면 놀라운 일이 생긴다. 순방향 접합이 쏟아 넣은 전자가 얇은 베이스를 거의 그대로 통과해, 역방향 접합의 전기장에 쓸려 반대편으로 빠져나간다. 작은 베이스 전류로 큰 컬렉터 전류를 다루는 바이폴라 접합 트랜지스터(Bipolar junction transistor, BJT)다. 1947년 점접촉 트랜지스터에서 시작해 오늘날에도 SiGe HBT로 수백 GHz 무선 회로의 심장을 맡고 있다.
- npn 구조와 도핑, 평형과 순방향 활성 상태의 밴드 다이어그램을 그리고 전류 성분을 구분한다.
- 네 가지 동작 영역(활성·포화·차단·역방향 활성)의 소수 캐리어 분포를 설명한다.
- 이미터 주입 효율 \(\gamma\), 베이스 수송 인자 \(\alpha_T\), \(\alpha\)와 \(\beta\)를 도핑·폭·수명으로 계산한다.
- 거멜 플롯에서 이상 영역·재결합 영역·고주입 영역을 읽고, 출력 특성에서 얼리 전압을 구한다.
- 에버스–몰 모델로 모든 바이어스의 단자 전류를 계산한다.
- 커크 효과와 차단 주파수 \(f_T\), 밴드갭 공학(SiGe·InP HBT)의 장점을 이해한다.
구조: 두 접합을 맞붙이기
npn 트랜지스터는 고농도 n⁺ 이미터(Emitter), 얇은 p형 베이스(Base), 저농도 n형 컬렉터(Collector)로 이루어진다. 이름 그대로 이미터는 캐리어를 '내뿜고', 컬렉터는 '모은다'. 두 접합 중 이미터–베이스(E–B) 접합은 순방향, 베이스–컬렉터(B–C) 접합은 역방향으로 거는 것이 증폭에 쓰는 순방향 활성 영역(Forward active)이다.
도핑이 비대칭인 데는 이유가 있다. 이미터를 베이스보다 100배 이상 진하게 도핑해야 E–B 접합을 넘는 전류가 거의 전부 전자(이미터→베이스)가 되고, 베이스를 얇게(수십~수백 nm) 만들어야 전자가 재결합하기 전에 컬렉터에 닿는다. 컬렉터는 연하게 도핑해 공핍층이 컬렉터 쪽으로 넓게 퍼지게 한다. 그래야 높은 전압을 견디고 베이스 폭이 전압에 덜 흔들린다.
회로 기호의 화살표는 이미터에 붙으며, 순방향 활성일 때 관례 전류가 흐르는 방향(npn: 이미터 밖으로)을 가리킨다. 단자 전류는 키르히호프 법칙으로 \(I_E = I_B + I_C\)이고, 소신호 증폭의 핵심은 \(I_C\)가 \(V_{BE}\)에 지수 함수로 반응한다는 것이다.
밴드 다이어그램과 전류의 흐름
평형에서는 페르미 준위가 평평하고 베이스의 전도대가 이미터·컬렉터보다 \(qV_{bi}\)만큼 높은 '언덕'을 이룬다. 이미터의 전자는 이 언덕을 거의 넘지 못한다. \(V_{BE}\)를 걸면 E–B 장벽이 \(q(V_{bi,EB}-V_{BE})\)로 낮아지고, 볼츠만 분포의 꼬리에 있는 전자가 \(e^{V_{BE}/V_t}\)에 비례해 베이스로 넘어온다. 베이스에 들어온 전자는 소수 캐리어이므로 확산으로 움직이고, B–C 공핍층 가장자리에 닿는 순간 큰 전기장에 휩쓸려 컬렉터로 '떨어진다'. 컬렉터 전압은 이 낙차를 키울 뿐 전자 수에는 거의 영향을 주지 않는다. 그래서 컬렉터는 \(V_{CB}\)와 무관한 전류원처럼 보인다.
정리하면 순방향 활성에서 흐르는 전류는 네 가지다: ① 이미터에서 베이스로 주입된 전자 \(I_{nE}\), ② 그중 컬렉터에 도달한 전자 \(I_{nC}\), ③ 베이스에서 재결합해 사라진 전자 \(I_{nE}-I_{nC}\)(이를 채우려 정공이 베이스 단자로 들어온다), ④ 베이스에서 이미터로 역주입된 정공 \(I_{pE}\). 그리고 B–C 접합의 역방향 포화 전류 \(I_{CBO}\)가 작게 더해진다. 베이스 전류 \(I_B\)는 ③+④(−\(I_{CBO}\))이며, 이것을 최대한 작게 만드는 것이 트랜지스터 설계의 목표다.
전자가 베이스를 건너는 모습
네 가지 동작 영역
접합이 두 개이고 각각 순방향·역방향이 될 수 있으니 동작 영역은 넷이다. 무엇이 일어나는지는 베이스 양 끝의 소수 캐리어 농도 \(n(0)=n_{B0}e^{V_{BE}/V_t}\), \(n(W_B)=n_{B0}e^{V_{BC}/V_t}\)만 보면 바로 안다. 컬렉터 전류는 그 사이 기울기에 비례하기 때문이다.
| 영역 | E–B | B–C | 베이스 소수 캐리어 | 쓰임 |
|---|---|---|---|---|
| 순방향 활성 | 순방향 | 역방향 | \(n(0)\) 큼 → \(n(W_B)\approx0\), 큰 기울기 | 증폭, 아날로그·RF |
| 포화 | 순방향 | 순방향 | 양 끝 모두 큼, 기울기 작음, 저장 전하 많음 | 스위치 ON (\(V_{CE,sat}\approx0.1\)~0.2 V) |
| 차단 | 역방향 | 역방향 | 양 끝 모두 ≈ 0 | 스위치 OFF |
| 역방향 활성 | 역방향 | 순방향 | 기울기 반대, 컬렉터가 이미터 역할 | 거의 쓰지 않음 (\(\beta_R\sim1\)) |
각 영역의 밴드·소수 캐리어 분포·단자 전류를 한꺼번에 보는 탐색기는 에버스–몰 모델 절에 있다.
이미터 효율, 수송 인자, 전류 이득
이미터에서 나온 전류 \(I_E\) 중 컬렉터에 도달하는 몫을 공통 베이스 전류 이득 \(\alpha = I_C/I_E\)라 한다. 이것은 두 단계의 '손실'의 곱이다. 첫째, E–B 접합을 넘는 전류 중 전자의 몫이 이미터 주입 효율(Emitter injection efficiency) \(\gamma\). 둘째, 베이스에 들어온 전자 중 재결합하지 않고 컬렉터에 닿는 몫이 베이스 수송 인자(Base transport factor) \(\alpha_T\)다.
베이스 안 전자 분포의 정확한 해는 쌍곡선 함수다. 순방향 활성(\(n(W_B)\approx0\))에서
γ, αT, β 설계하기
\(N_E\)를 무한정 올리면 \(\gamma\to1\)일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도핑이 10¹⁸ cm⁻³을 넘으면 불순물 밴드와 캐리어 간 상호작용으로 밴드갭이 \(\Delta E_g\)만큼 줄고(10¹⁹에서 약 80 meV, 슬롯붐 모델), 이미터의 유효 \(n_{iE}^2 = n_i^2 e^{\Delta E_g/kT}\)가 수십 배 커진다. 오제 재결합으로 이미터 수명도 짧아진다. 그래서 Si BJT의 \(\beta\)는 보통 50~300에 머문다. 이 한계를 정면으로 넘는 방법이 마지막 절의 이종 접합(HBT)이다.
베이스 폭을 절반으로 줄이면 β는?
거멜 플롯
\(V_{CB}=0\)으로 두고 \(V_{BE}\)를 쓸면서 \(I_C\)와 \(I_B\)를 같은 로그 축에 그린 것이 거멜 플롯(Gummel plot)이다. 소자 엔지니어가 가장 먼저 보는 그래프로, 이상적인 영역에서 두 직선은 모두 60 mV/decade 기울기를 갖고 그 간격이 곧 \(\log\beta\)다. 이상에서 벗어나는 모습이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알려 준다.
- 낮은 전류: E–B 공핍층의 SRH 재결합 전류(\(\propto e^{V_{BE}/2V_t}\), 120 mV/dec)와 표면 누설이 \(I_B\)에 더해져 \(\beta\)가 떨어진다. \(I_C\)는 영향을 받지 않는다.
- 높은 전류: 베이스에 주입된 전자가 베이스 도핑과 비슷해지는 고주입(High injection)에서 \(I_C\propto e^{V_{BE}/2V_t}\)로 꺾인다(웹스터 효과). 여기에 이미터·베이스 저항의 전압 강하와 커크 효과가 겹쳐 \(\beta\)가 다시 떨어진다.
거멜 플롯과 β–IC 곡선
얼리 효과와 출력 특성
베이스 전류 \(I_B\)를 고정하고 \(V_{CE}\)를 올리며 \(I_C\)를 그리면 출력 특성이 된다. \(V_{CE}\)가 0.2 V 정도 아래면 B–C 접합도 순방향인 포화 영역이고, 그 위에서는 \(I_C\approx\beta I_B\)로 거의 평평하다. 하지만 완전히 평평하지는 않다. \(V_{CB}\)가 커지면 B–C 공핍층이 베이스 쪽으로도 파고들어 중성 베이스 폭이 줄고(베이스 폭 변조(Base-width modulation)), 같은 \(n(0)\)에서 기울기가 가팔라져 \(I_C\)가 는다. 1952년 제임스 얼리가 설명한 얼리 효과(Early effect)다.
\(\beta\)를 키우려 베이스를 얇고 연하게 만들면 \(V_A\)가 작아진다. 이 '\(\beta V_A\) 곱'의 맞교환은 동종 접합 BJT의 숙명이며, 베이스를 진하게 해도 \(\beta\)를 지키는 HBT가 이를 풀어 준다.
숨은 얼리 전압 찾기
에버스–몰 모델
지금까지는 '활성 영역'만 따로 봤다. 1954년 에버스와 몰은 BJT를 마주 보는 두 다이오드와 서로를 흉내 내는 두 전류원으로 나타내면 모든 영역을 하나의 식으로 다룰 수 있음을 보였다. 이미터 다이오드 전류 \(I_F\)의 \(\alpha_F\)배가 컬렉터에 나타나고, 컬렉터 다이오드 전류 \(I_R\)의 \(\alpha_R\)배가 이미터에 나타난다.
포화에서는 \(I_F\)와 \(I_R\)이 모두 크고 서로 상쇄되어 \(I_C\)가 \(\beta_FI_B\)보다 작아진다. 에버스–몰 식에서 \(I_C/I_B=\beta_{forced}\)를 넣으면 포화 전압을 얻는다.
동작 영역 탐색기: 밴드 · 소수 캐리어 · 에버스–몰 회로
고속 동작: 차단 주파수와 커크 효과
BJT가 얼마나 빠른지는 차단 주파수(Cutoff frequency) \(f_T\), 곧 출력을 단락했을 때 소신호 전류 이득 \(|h_{fe}|\)이 1로 떨어지는 주파수로 잰다. 물리적으로는 전자 하나가 이미터에서 컬렉터까지 가는 데 걸리는 총 지연 \(\tau_{EC}\)의 역수다.
전류를 더 올리면 \(f_T\)가 급락한다. 컬렉터 공핍층을 지나는 전자의 전하 \(J/v_{sat}\)가 연한 컬렉터의 도너 전하 \(qN_C\)에 맞먹으면 B–C 공핍층의 전기장 분포가 뒤집혀, 공핍층이 매몰층 쪽으로 밀려나고 베이스가 컬렉터 속으로 넓어진다. 이것이 커크 효과(Kirk effect, base push-out)다.
fT–IC 종 모양 곡선
이종 접합 바이폴라 트랜지스터 (HBT)
동종 접합 BJT에서 \(\gamma\)를 높이는 유일한 손잡이는 도핑 비 \(N_E/N_B\)였다. 크뢰머는 1957년 이미터를 베이스보다 밴드갭이 큰 물질로 만들면 정공이 이미터로 넘어가는 장벽만 \(\Delta E_g\)만큼 높일 수 있음을 지적했다. 전자 장벽은 그대로 두고 정공 장벽만 올리니 \(\gamma\)가 \(e^{\Delta E_g/kT}\)배로 좋아진다.
| 소자 | 베이스 도핑 | 베이스 폭 | fT / fmax (대략) | 주요 용도 |
|---|---|---|---|---|
| Si BJT (이중 폴리) | ~10¹⁸ | ~80~150 nm | ~20~50 GHz | 아날로그, 전력, 레거시 BiCMOS |
| SiGe:C HBT | ~10¹⁹~10²⁰ | ~10~30 nm | ~300 / ~500 GHz급 (상용, 2020년대) | 자동차 레이더(77 GHz), 광통신, 5G·6G 송수신 |
| GaAs (InGaP/GaAs) HBT | ~4×10¹⁹ | ~50~100 nm | ~50~100 GHz | 휴대폰 전력 증폭기(PA) |
| InP/InGaAs DHBT | ~5×10¹⁹ 이상 | ~20~30 nm | ~500 GHz / ~1 THz 이상 (연구) | 100 GHz 이상 광통신, 서브 THz |
같은 전류에서 \(g_m = I_C/V_t\)는 어떤 MOSFET보다 크고(문턱 이하 MOSFET이 겨우 같아진다), \(V_{BE}\)의 정합이 좋고 1/f 잡음이 작다. 그래서 밴드갭 기준 전압원, 고정밀 증폭기, 레이더·광통신의 초고속 회로에서는 여전히 SiGe HBT를 CMOS와 함께 집적한 BiCMOS 공정이 쓰인다.
핵심 정리
- npn BJT는 n⁺ 이미터 / 얇은 p 베이스 / 연한 n 컬렉터다. 순방향 활성에서 E–B 장벽이 \(qV_{BE}\)만큼 낮아져 전자가 \(e^{V_{BE}/V_t}\)로 주입되고, 베이스를 확산으로 건너 B–C 전기장에 수집된다. \(I_C = I_Se^{V_{BE}/V_t}\), \(g_m = I_C/V_t\).
- 네 동작 영역은 베이스 양 끝의 소수 캐리어 농도 \(n_{B0}e^{V_{BE}/V_t}\), \(n_{B0}e^{V_{BC}/V_t}\)로 결정된다. 포화에서는 저장 전하가 많아 끄는 데 시간이 걸린다.
- \(\alpha=\gamma\alpha_T\), \(\beta=\alpha/(1-\alpha)\), \(1/\beta\approx D_EN_BW_B/(D_BN_EW_E) + W_B^2/2L_B^2\). 현대 Si BJT에서는 \(\gamma\)(와 이미터 밴드갭 축소)가 β를 정하고 \(\beta\propto1/(N_BW_B)\).
- 거멜 플롯: 이상 영역은 60 mV/dec이고 두 곡선 간격이 \(\log\beta\)다. 낮은 전류의 \(I_B\) 재결합 성분(120 mV/dec), 높은 전류의 고주입·직렬 저항·커크 효과가 β를 깎는다.
- 얼리 효과: 중성 베이스 폭이 \(V_{CB}\)에 따라 줄어 \(I_C\propto(1+V_{CE}/V_A)\), \(r_o = V_A/I_C\). 활성 영역 연장선들이 \(-V_A\)에서 만난다.
- 에버스–몰 모델은 두 다이오드와 두 종속 전류원(\(\alpha_FI_F\), \(\alpha_RI_R\))으로 모든 영역을 기술하며 \(\alpha_FI_{ES}=\alpha_RI_{CS}\)다.
- \(f_T = 1/2\pi\tau_{EC}\)는 낮은 전류에서 충전 시간, 중간에서 \(\tau_B=W_B^2/2D_B\)와 \(\tau_C\)가 정하고, 높은 전류에서 커크 효과(\(J>qN_Cv_{sat}\))로 급락한다. HBT는 \(\Delta E_g\)로 γ를 높여 진한 베이스·얇은 베이스·드리프트 가속을 가능하게 한다.
확인 퀴즈
Q1. 순방향 활성 npn에서 VBE를 0.70 V에서 0.76 V로 올렸다(상온). IC는 대략?
Q2. 이미터를 베이스보다 훨씬 진하게 도핑하는 가장 직접적인 이유는?
Q3. 거멜 플롯에서 낮은 VBE의 IB가 120 mV/dec 기울기로 부풀어 β가 떨어졌다. 가장 그럴듯한 원인은?
Q4. 얼리 전압이 50 V인 트랜지스터를 IC = 1 mA로 바이어스했다. 출력 저항 ro와 고유 이득 gmro는?
Q5. 포화 영역에 대한 설명으로 옳은 것은?
Q6. SiGe HBT가 Si BJT보다 베이스를 훨씬 진하게 도핑할 수 있는 이유는?